ISS 반대로 삼성물산 합병 또 다시 오리무중

입력 : 2015-07-05 오후 1:26:52
미국계 의결권 자문사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삼성물산 합병 성사 여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 1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삼성물산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이번 ISS의 반대로 삼성물산과 엘리엇 간 지분 대결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3일 투자자들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라는 의견을 냈다.
 
ISS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대리하거나 글로벌 기관투자자 1700여 곳에 의결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 삼성물산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ISS의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현재 삼성물산의 합병을 지지하는 우호 세력 지분은 KCC에 매각한 자사주를 포함해 약 19.68% 수준이고, 합병 반대 의견을 밝힌 측의 지분율은 엘리엇(7.12%)과 일성신약(2.1%)을 포함해 약 9.9% 정도다. 단순하게 찬성과 반대쪽 지분율만 놓고 보면 삼성물산 측이 유리하지만 양측 모두 합병 결의를 성사시키거나 깨뜨릴 만한 지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아직 합병에 대해 정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26.78%)와 국민연금(11.21%)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한 번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국익 보호 측면에서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대기업을 도우려다 일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앞서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국민의 돈을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부당한 합병에 찬성한다면 반드시 집단 소송에 나설 것”이라며 법정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ISS의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ISS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찬성으로 통과된 경우도 많다. ISS는 올해 CJ, SK C&C, 효성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들 모두 안건이 무난히 통과된 바 있다.
 
삼성물산 측은 “ISS 보고서는 객관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하고 일부분은 엘리엇이 주장하는 부정확한 정보를 충분한 검토없이 인용하고 있어 주주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합병을 원활히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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