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른바 시중 부동자금이 800조원을 넘어서면서 과잉 유동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유동성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던 국내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이 일지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은 그간 저금리 기조 등 정부 당국의 인위적 유동성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지난 3월 2일 저점대비 현재 40%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소위 돈의 힘이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셈인데, 실제 이 기간 중에 주식 투자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 규모는 16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잉 유동성 논란이 일면서 이와 맞물려 국내 증시의 유동성 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0일 “지속적인 유동성 효과로 주식 시장의 건전한 조정이 방해받고 있다”며 “이는 단기간 급등의 휴유증을 느낄 틈도 없이 점차 실물과 증시와의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 경기 회복이라는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 돈의 힘만으로 증시 상승이 계속될 경우, 실물경기와의 괴리에 따른 주식 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인위적’인 유동성이 평생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해본다면 유동성으로 흥한 주식은 유동성으로 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은 과잉 유동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며 오히려 추가 유동성 유입을 통한 지수 상승을 전망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경기 회복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할 만한 상황도 현재는 아니다”며 “과잉 유동성 논란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이 나온다면, 갈 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오히려 추가로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성 팀장은 설명했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도 유입되고 있지만 주식 시장 말고는 딱히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증시로의 추가 유입에 무게를 뒀다.
또한 최근 들어 개인이 직접투자에 나서면서 주도했던 증시 양상이 외국인 주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동성 효과에 대한 우려감은 단지 ‘기우’일 뿐이라는데 힘을 싣고 있다. 그간 돈의 힘이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 측면이 없지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경기회복 가시화에 대한 모멘텀, 신흥시장 강세 등에 따른 측면 등 전반적으로 펀더멘털 개선 측면에서의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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