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당뇨신약들이 연이어 시장에 나온다. 아스텔라스, 베링거인겔하임·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뿐만 아니라 동아에스티와 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도 속속 신제품을 발매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영업전이 가열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텔라스가 SGLT-2 계열 '슈글렛'을 내달 급여로 출시(4월 비급여 발매)한다. 국내 영업 파트너는 지난해 10월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대웅제약(069620)이다.
◇아스텔라스 '슈글렛'이 내달 급여로 출시된다. 베링거인겔하임·릴리,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도 당뇨신약을 출시할 예정이다.사진/한국아스텔라스
SGLT-2는 과다한 포도당이 혈류 내로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당뇨치료제는 설포닐우레아, 비구아니드, 알파글루코시다제, 치아졸리딘디온계, DPP-4 등 다양한 계열 약물이 있다. SGLT-2는 가장 최근에 나왔다.
현재 국내 출시된 SGLT-2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가 유일하다. 포시가는 지난해 4월 발매됐고, CJ헬스케어가 영업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SGLT-2인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과 아스텔라스의 슈글렛 은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에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보험약가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시한 보험약가로는 R&D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보험약가는 의약품의 매출과 직결된다. 하지만 포시가 보험약가의 90%를 받기로 협상이 최근 타결되면서 상용화의 물꼬를 텄다. 포시가의 보험약가는 10mg 기준 1정당 784원이다. 슈글렛과 자디앙은 705원 정도의 보험약가를 받는 셈이다.
보험약가가 해결되자 베링거인겔하임·릴리도 SGLT-2 '자디앙'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유한양행(000100)이 공동판매에 나선다.
SGLT-2와 경쟁구도인 DPP-4 약물도 줄줄이 출시된다. DPP-4는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특정 호르몬을 억제해 인슐린 분비가 잘 되게 하는 치료제다.
DPP-4는 2009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당뇨치료제 시장을 석권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당뇨치료제 전체 시장(경구제·주사제 등)은 지난해 6000억여원 규모를 보였다. 이중 DPP-4 시장은 2500억여원으로 40% 이상을 점유했다. DPP-4의 선전은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국내 DPP-4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MSD,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LG생명과학(068870)이 시장을 선점했다. #동아ST과
JW중외제약(001060)은 올 하반기 자체 개발한 DPP-4로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다. 워낙 시장 규모가 커서 시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체에서 5%만 점유해도 100억원을 넘어선다.
당뇨신약이 쏟아지면서 영업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에 강한 상위 제약사들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특히 DPP-4와 SGLT-2는 병용 처방이 안 되기 때문에 뺏고 뺏기는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당뇨신약들이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영업전이 가열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며 "제약사 브랜드와 임상 자료를 통한 한 근거 중심의 영업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