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대과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열대과일이 내륙에서 생산되고,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던 열대과일은 경기, 강원 북부지방에서 재배되는 등 과일 '재배한계선'의 위도가 높아지고 있다. 재배한계선은 여러 환경 제약 속에서 나타나는 작물 재배 가능 지역의 한계선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0년대(1991~2000년) 전국 평균기온은 12.5℃였으나, 2000년대(2001~2010년)에는 12.8℃, 2014년에는 13.1℃까지 상승하는 등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해안과 전남 목포 등지는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진입했다.
우선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애플망고'가 남해안에 상륙했다.
애플망고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인 아열대성 과일로 2000년대 초 국내 재배를 시작해 제주도에서만 출하됐으나, 2010년 경상남도 통영에서도 애플망고 재배를 시작해 올해는 3개 농가에서 8톤 가량의 애플망고가 생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일부 점포에서 '통영산 애플망고'를 시범 운영했다.
멜론(왼쪽)과 애플망고. (사진제공=롯데마트)
또 백 가지 향기가 난다 해 '백향과'라 불리는 '패션후르츠' 역시 제주도에서 내륙지방으로 북상했다.
패션후르츠는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로 제주도에서만 재배됐으나 내륙지방으로 건너와 경상북도 김천, 구미, 충북 진천 등지에서도 재배에 성공해 올해부터 대형마트에도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남부지방에서 자리잡았던 '멜론'의 재배지도 북상했다.
멜론은 국내에 정착한 대표적인 아열대성 과일 중 하나로 주로 전라남도 담양, 곡성 등 남부 지방에서 재배됐지만 최근 기온이 상승하며 강원도에서도 재배에 성공해 올해 7·8월 양구 농가에서는 438톤의 물량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이같이 변화하는 과일산지 고려해, 이달 말부터 김천, 구미 등지에서 재배한 패션후르츠와 강원도 양구에서 자란 멜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석원 롯데마트 과일MD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 재배기술 발달로 인해 국내 열대과일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산지 동향을 파악해 다양한 국산 열대과일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