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민연금공단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경실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 전문기관의 권고에 반해 국민연금이 합병안을 찬성하려면, 찬성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국민연금은 중요하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의결권전문위원회로 넘기지 않은 합리적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합당한 설명 없이 함구하고 있다가 주총 당일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은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과정과 내용의 합리성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합병 발표 이후 국민연금이 2% 정도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 매입한 것도 결국 삼성 재벌 총수일가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또 “삼성물산 주식의 저평가된 합병비율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손해를 볼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합병안에 찬성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위험부담을 안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금 고갈 우려로 연금 납입액을 올리고 수령액을 줄이자고 하는 국민연금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될 것이란 비판도 나왔다. 경실련은 “이번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은 향후 엘리엇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ISD 소송에서 한국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ISD 소송비용과 손해배상금은 전부 정부 재정, 혈세에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고법에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며 제기한 주주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항고심이 열렸다.
이날 법원은 “오는 17일 주총이 예정된 만큼 그 전에 판단하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며 “14일 2차 심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3일 경실련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벼에 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경실련.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