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할인 정책, 득보다 실이 더 커

할인행사, 가격전쟁 불러와
브랜드보다 가격에 관심 편중

입력 : 2015-07-15 오전 10:38:06
기업은 비용 대비 효과를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린다. 소매업체의 경우 철 지난 상품을 창고에 쌓아두기보다는 물량을 털어내는 것이 더 낫기에 할인 행사를 벌인다. 제값을 못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어쩔 수 없다. 싼값에라도 팔아야 제고 비용을 줄이고 신상품도 들여올 수 있다. 할인행사는 고객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 한 일이지만, 기업에게도 꼭 필요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직원
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IT 기술의 발달로 가격 변경에 따른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져 할인 행사는 더욱더 늘어나는 추세다. 아마존, 익스페디아, 프라이스라인 같은 온라인 업체들은 하루에 몇 번씩 가격을 바꾸기도 한다. 제품 가격이 적힌 라벨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인 ‘메뉴 비용(menu cost)’이 들지 않기에 기업은 아무 때나 가격을 내려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려 한다. 유행이 지난 상품이 창고에 쌓여 있다면 할인 행사를 벌여 재고를 털어낸다. 할인 행사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다. 작년 겨울에 출시된 15만 원짜리 스웨터가 올해 5만원으로 떨어진다면, 구매 시 느끼는 부담감은 확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이 할인 정책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적당히 사용해야지, 할인 행사를 남발하면 경쟁업체들과 가격전쟁에 휘말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 쇼핑몰이 여름철 할인 행사로 샌들을 5000원에 내놨다고 치자. 그러면 다른 소매점들은 앉은 자리에서 고객을 모조리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비슷한 선으로 낮출 수밖에 없다.
 
실적을 떠나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한 상품을 높고 가격 하락 경쟁에 들어가면 상품 자체보다는 가격에 더 큰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가격만 부각되는 상황이 이어지면, 기업은 자기네 상품이 지닌 브랜드 가치를 홍보할 수가 없다. 소비자들이 구매 결정을 아예 미뤄버리는 것도 문제다. 추가로 내릴지 알 수 없는 데다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팔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구매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것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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