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를 위해 가맹점 대표자 단체에 협상권 부여를 고려하는 등 본격적인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73개 직능·소상공인 단체와 함께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 대기업 카드사들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2005년 흑자로 전환되고, 2006년부터 매년 2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은 대기업에 비해 서민업종에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수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2.1% 수준인데 가장 낮은 호주 0.80%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미국 2.00%에 비해서도 높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개선방안으로 ▲가맹점 대표자 단체에 협상권 부여 ▲영세 가맹점 범위 확대 ▲최저 수수료율의 제정 ▲투명한 절차를 통한 수수료율 산정 등을 제안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날 가맹점 대표자 단체에 협상권을 부여하는 방식에 대해 중점을 뒀다. 신용카드 회사가 가맹점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아닌 업종을 대표하는 사업자 단체에게 협상권을 부여해야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협상력 차이가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연매출 2~3억원 이하로 정한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7~10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해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해야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가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는데 가장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소액 판매 가맹점에게 신용카드 사용을 거부할 수 있는 카드 의무수납제도의 단계적 폐지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정의당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전국 각지에서 제2차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운동을 다시 펼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이어 당 차원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서명운동과 입법청원운동에 돌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과거 민주노동당이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운동’을 시작했던 것처럼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토론회가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법안 마련을 위한 정의당의 사전 준비 작업인 셈이다.
김제남 의원은 이날 “정의당은 오늘 논의를 토대로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회기에 우리의 요구가 반영된 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다른 당과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16일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를 위해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정의당은 오늘 논의를 토대로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이번 회기에 우리의 요구가 반영된 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다른 당과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