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 ‘짜왕’이 짜장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라면 업계 2위 기업인
오뚜기(007310)가 ‘진짜장’을 출시했다. 팔도 역시 새로운 짜장라면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짜장 라면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쿡방(요리 TV프로그램)’ 인기와 ‘굵은면발’ 선호를 출시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고가 제품으로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20일 굵은 면발의 짜장라면 ‘진짜장’을 출시, 농심의 ‘짜왕’과 정면 승부에 나섰다. 기존 라면 대비 굵은 면발로, 짜장 베이스에 돼지고기와 생강 등을 넣어 옛날 짜장의 구수한 맛을 재현했다는 평가다. ‘비빔면’의 강자 팔도 역시 이번주 중 짜장라면을 출시할 예정이다. 비빔면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상품명 없이 ‘팔도 짜장면’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식 전문가 이연복 셰프의 조언을 제품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짜장라면 잇단 출시는 농심 짜왕의 인기가 배경이다. 지난 4월 출시된 짜왕은 두 달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5월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 신라면에 이어 시장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는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요리방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짜장면을 소재로 만든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짜장 간편식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제품들이 굵은 면발을 이용, 중국음식점의 짜장면과 흡사한 식감을 내는 것도 한 요인으로 비춰진다. 일반라면의 경우 굵기가 1.6mm 인 것에 비해 짜왕과 진짜장의 굵기는 3mm로 두배 가량 두껍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제조업체들이 3mm 굵기의 면발을 만드는 기술이 없었던 반면, 이들 제품의 경우 짜장면과 비슷한 식감을 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짜장라면의 인기를 타고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편의점 판매가는 짜왕에 1500원, 진짜장은 1300원이다. 팔도 역시 짜왕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짜파게티가 9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짜왕은 67%(600원) 비싼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그동안 ‘서민의 친구’라는 이미지로 가격 인상이 어려웠던 대표 제품”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의 프리미엄 제품 인기는 라면업체들에게 분명한 호재로, 이를 통한 매출 증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짜왕 효과를 톡톡히 본 농심의 2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짜왕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경쟁자의 공세가 약화되고 있어 2분기 라면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할 것”이라며 “위축됐던 라면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 '짜왕'에 이어 경쟁사들도 잇따라 프리미엄 짜장라면을 선보이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일명 '먹방'의 인기와 업체들의 고가 제품 전략이 맞아 떨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짜장 라면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농심)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