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이 '트롬 트윈워시'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LG전자가 세상에 없던 세탁기를 내놨다. LG전자에서 세탁기 사업을 끌고 있는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사장)의 야심작이다.
LG전자(066570)는 22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 출시 발표회를 열었다.
아기 옷, 속옷 등 별도 세탁이 필요한 의류는 통돌이 세탁기인 트롬 미니워시에서, 따로 세탁할 필요가 없는 일반 의류는 드럼세탁기에서 세탁할 수 있다. LG전자는 트롬 트윈워시를 이달부터 출시하며 하단 트롬 미니워시는 별도로도 판매한다. 하단 트롬 미니워시만 구매하는 고객은 기존에 사용 중인 LG 드럼세탁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세탁기 두 대가 결합된 만큼 공간도 절약할 수 있다. 드럼세탁기 세탁 용량은 17kg, 19kg, 21kg 등 세 종류이며 트롬 미니워시는 3.5kg이다. 트롬 트윈워시 출하가는 230만~280만원대, 하단 트롬 미니워시 출하가는 70만~80만원대다.
조성진 사장은 "조사결과 어른 옷과 자녀옷을 함께 세탁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고 고가의 의류와 섬세한 소재도 따로 빨았다"며 "보조 세탁기를 원하지만 공간 부족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가 일찌감치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연구개발에 들어갔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다. 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됐다. 이는 기존 제품 대비 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한 세탁기에서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전자동 세탁기는 세탁이 빠르지만 행굴 때 물이 많이 쓰이고, 드럼세탁기는 세탁이 잘 되지만 소음이 심하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은 바로 진동소음이다. 지난 1월 세계 가전쇼 CES 2015에서 이 제품을 공개했지만 출시가 미뤄진 이유다. LG전자는 고민 끝에 자동차에서 해법을 찾았다. 차에 들어가는 저전달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 세탁량에 따라 능동적으로 소음을 잡아주는 저진동 제어방식을 트윈워시에 적용했다.
조 사장은 "여러 달 동안 미국·한국 등에서 실제 고객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했다"며 "세상에 없던 물건 처음 내는 거니까 완벽함을 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200억원 넘게 투자한 만큼 당장 수익이 가시화되지 않을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전체 세탁기 판매에서 트윈워시 제품이 10% 정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단에 들어가는 미니워시의 경우 15kg 이상이면 어느 제품이든 장착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가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상단에 드럼세탁기 대신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올리고 아래에 트롬 미니워시를 결합할 수 있다. 조 사장은 "이렇게 되면 원룸이나 1인 가구에서 공간활용면에서 유용하다"며 "이렇게까지 발전 가능하기 때문에 발명이라고 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은 "상반기에 메르스와 날씨로 인해 계절제품이 반토막 났지만 하반기에는 계절 영향이 없어지고 메르스 여파도 사라져서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라며 "울트라 올레드 TV 가격 조정과 더불어 얼음정수기 냉장고의 라인업 확대 등을 예정 중"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다만 상반기 부진으로 인해 연간 기준으로 봤을 때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