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주 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4000선 회복 이후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인위적인 자금 수혈이 지수 하단을 지지한다며 여전히 중국 경제 펀더멘털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고점 이후 7월9일 저점까지 32% 급락했다. 이후 지수는 3370선에서 반등을 시도하며 지난 9일에 이탈했던 4000선을 13일 만에 회복했다. 22일 상하이 지수는 4000선 전후의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심리적 지지선인 4000선 회복에 대해 안정을 되찾았다는 시각과 여전히 불안하다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수의 급락으로 악성 매물이 소화된 이후 약 2주에 걸쳐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정부 부양책의 힘이 컸지만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 지표 역시 실망스럽지 않다는 의견이다.
21일 중국 인민은행은 양대 국책 은행에 1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수혈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수를 방어하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구매력 평가 기준 GDP 집계에서 중국이 18조309억달러로 미국(17조4190억달러)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력 기준 GDP는 명목상 GDP에 각국 물가 수준을 반영해 실직적인 소득과 구매력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이번 지표는 최근 중국 지수의 급락과 함께 소비대국인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둔화에 대한 논란에 대한 반증이 됐다.
반면 정부의 이 같은 부양 의지가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있다. 닝왕 종샨대 교수는 “최근 중국 경제가 과거보다 국가의 역할이 줄어 들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는 정부에 의해 상당 부분 제어되고 있다”며 “특히 정부 통제에 따른 금융 부문은 자체 시스템이 취약한 이유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 타오 크레디트 스위스 수석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유동성을 투여하고 있지만 실물 경제로 유입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따른 유동성 수혈로는 지수의 추세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사실상 지수를 이끌었던 수급이 개인들의 신용물량이라는 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오 홍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반등에 따라 지난 주부터 주식시장으로 신용 물량이 다시 유입됐다”며 “신용 거래에 따른 거래는 더 악화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시 증권 거래소에서 한 남성 투자자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