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건물
은행권 상반기(1~6월) 실적 시진이 시작된 가운데 금융권 1위를 놓고 경쟁하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표정이 엇갈렸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 1분기에
KB금융(105560)에 '순익 1위'를 내줬지만 2분기에 선방하면서 3개월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올 상반기 1조24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수준으로 신한은 2010년 이후 6년 연속 상반기 순이익 1조원대 기록을 세웠다.
2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이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한 비중은 2014년 39%에서 2015년 상반기 43%로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 수익이 급감했던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25.7% 개선된 94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 1분기 금융권 최고 순익(6060억원)을 기록했으나 국민은행 1122명의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분(3396억원)이 비용으로 빠졌다.
하지만 주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한이 웃을 수만은 없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은 7903억원으로 6.1% 줄었다. 저금리 기조 여파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4년 1.67%에서 올해 2분기 1.50%로 계속 낮아졌다. 이자부문이익이 2조535억원으로 작년보다 5.5% 줄었다. 1분기 경남기업에 이어 2분기 포스코플랜텍등의 부실 여파로 217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반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37.2% 증가한 7302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역시 NIM 하락으로 상반기 이자수익이 2조361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감소했다. 하지만 희망퇴직비용으로 들어간 비용 3400억원을 제외할 경우에는 순익에서 신한은행을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 카드사태 등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점, 지난 1분기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있어 상반기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