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이 노조 탈퇴 권유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한 한국남동발전의 간부 2명을 중부고용노동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발전산업노조는 "남동발전 영흥본부의 A팀장과 B차장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 탈퇴를 권유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노동행위를 강요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특히 노조측은 "발전노조에 가입한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면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노조탈퇴를 권유해 압박을 느끼게 했고,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한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노조측이 확보하고 공개한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B차장은 발전노조에 가입한 모 대리에게 "노조가 어딘지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어 "(노조를) 바꿀 의향도 없냐"고 물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노조원에게는 "언제 발전노조로 넘어갔고, 누구의 권유로 들어갔는지"에 대해 캐물은 뒤 "내일 들어오면 나한테 오라"며 면담을 지시하기도 했다.
노조측은 이 같은 사측의 움직임이 지난 6월 신규 조합원 62명의 명단이 공개 되고 난 뒤부터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박정규 발전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조합원 확보를 위해 노조활동을 했고 지난달 15일 신규 조합원의 명단이 공개되자 사측의 압박이 심해졌다"며 "개별 면담을 하면서 노조 탈퇴를 권유하고 노골적인 부당인사 등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 직원들의 경우 간부들의 말에 위기감이나 공포감을 느껴 노조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노조 가입원들의 명단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이유도 사측의 개별적인 겁박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일련의 정황등이 단체협약에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고 부당노동행위 행위자에 대한 징계요청 규정이 있어 해당 관리자들을 고소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후 박 부위원장에게는 직속 상관인 A팀장이 직원들의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지 말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위원장이 휴게실에서 직원들을 만나 노조가입이나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사실도 명백히 부당노동행위라고 노조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 부위원장은 "A팀장은 노조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본인에게 보고서를 수기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터무니 없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에 대해 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경영지원처의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내용을 노조측에서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관리자가 새로 부임하면서 직원들의 관리를 위해 발전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한 것뿐이고, 근무 시간 중에 노조활동을 자제해달라는 의미에서 흡연 문제 등의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부위원장은 "노조를 탄압하기 사측이 너무나 공공연하게 부당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조합원의 신변 문제나 증거가 없어 그냥 넘어가는 일들도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이번 발전노조의 수사 의뢰건에 대해서는 29일 중부고용노동청에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발전노조가 확보한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