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실적 비은행이 희비 갈라

은행 이자이익 감소세···카드·금융투자 효자 노릇

입력 : 2015-07-26 오전 11:00:00
◇사진 왼쪽부터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지주 본점,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 을지로 하나금융지주 본점.
 
국내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상반기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거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는 반면 카드·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는 올 상반기 1조24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수준으로 2010년 이후 6년 연속 상반기 순이익 1조원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은 7903억원으로 6.1% 줄었다. 저금리 기조 여파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면서 이자부문이익이 2조535억원으로 작년보다 5.5% 줄었다.
 
신한의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이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한 비중은 작년 39%에서 2015년 상반기 43%로 상승했다.
 
KB금융(105560)지주도 상반기에 전년보다 25.7% 증가한 94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일회성비용인 회망퇴직 비용 3400억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금융권 평가다.
 
하지만 그룹 이익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의 이자수익은 2조361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줄었다. 대신에 순수수료이익은 신탁이익과 펀드판매수수료 개선으로 작년 동기보다 16.6%(7761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이자이익이 기준금리 인하 및 NIM 하락으로 전년 보다 각각 396억원, 344억원씩 감소했다. 수수료 이익과 매매 평가이익의 양호한 증가에 따라 전년보다 22.7% 증가한 7488억원을 시현했다.
 
농협금융지주의 농협은행 역시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익이 3002억원으로 목표손익(2900억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방카슈랑스 수수료 실적 1위, 수익증권 성장률 1위, 퇴직연금 순증급액 1위 등 수수료 사업의 성장이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형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이자수익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사정이 나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실적은 당분간 비은행 계열사들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데 핵심수익원인 이자수익의 정체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앞으로 은행 외 사업 비중을 확대하려는 금융지주사의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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