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히트 메이커' 나영석 CJ E&M PD가 새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런데 일부에선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나 PD는 다음달 중국에서 새 프로그램 <신서유기>의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이들은 지난 2012년까지 나 PD와 함께 KBS <1박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멤버들이다. 당시 <1박2일>은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를 선보이는 나영석 CJ E&M PD. (사진=뉴스1)
하지만 이수근의 <신서유기> 합류를 두고 말이 많다. 이수근은 지난 2013년 11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그는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자숙에 들어갔다.
이수근은 약 1년 반 동안의 자숙 기간을 거친 뒤 지난 5월 방송된 tvN <SNL코리아>를 통해 얼굴을 비쳤다. 이후 KBS N스포츠 <죽방전설>에 캐스팅됐다. 당시 이수근의 방송 복귀 시기가 적절한지에 대해 일부 비난 여론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신서유기>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나 PD로서는 이수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연자 개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프로그램 전체와 나 PD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 PD가 옛 식구인 이수근을 끌어안는 '무모한 도전'을 굳이 했어야 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1박2일> 멤버들의 관계는 다른 어떤 프로그램의 멤버들보다 끈끈했다"며 "<1박2일> 출연 당시부터 언젠가 다시 한 프로그램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다. <신서유기>를 통해 그 꿈이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나 PD가 이수근을 <신서유기>에 합류시킬 수 있었던 데엔 이 프로그램이 TV채널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송되는 콘텐츠란 점이 한 몫을 했다. 인터넷 방송은 지상파, 케이블 등 TV 방송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진 캐스팅이 가능하다. <1박2일>을 비롯해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의 TV 프로그램으로 잇따라 성공을 거뒀던 나 PD가 <신서유기>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CJ E&M 측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TV 방송이 아닌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며 "<신서유기>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콘셉트와 플랫폼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기획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신서유기>를 공개할지 등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방송이란 점에서 프로그램의 성공에 대한 나 PD의 부담이 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 PD와 출연진의 이름값이 있는데다가 대중들의 쏟아지는 관심 때문에 부담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프로그램에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쓸 것"이라고 전했다.
논란에 휩싸인 옛 식구를 끌어안고, 새로운 형태의 방송을 선보이는 나 PD의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까. 나 PD와 출연진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