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과 유한양행(000100)이 한올바이오파마(009420)의 10여개의 신약 소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에 피인수되기 전 한올바이오파마에 투자한 유한양행이 신약 판매 우선권 조항을 내밀며 권한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공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대웅제약은 1대주주로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법정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12년 11월 한올바이오파마에 295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374만4500주(8.96%)를 확보했다. 이 과정서 유한양행은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에 대한 공동개발 및 제품 판매 우선권을 계약서에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5월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30.2%(1550만여주)를 1046억원에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 우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9일 174만4500주(4.1%)를 272억원에 처분했지만 아직 200만주를 가지고 있다. 주식 절반을 팔고 투자비도 회수했다. 그러나 신약 판매 우선권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00만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동개발과 국내 판권의 우선권은 지분 투자 시에 계약에 따라 우리(유한양행)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제품을 공동개발해도 신약을 유한양행에게 뺏길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웅제약은 계약서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 방안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경영권을 넘겨 받을 때 유한양행과 한올바이오파마의 계약사항을 검토했다"며 "한올바이오파마 파이프라인 권한을 행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하는 신약은 바이오의약품, 혁신의약품, 복합제 등 10여개에 달한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