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최초로 3차원(3D)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모바일 AP. 사진/뉴시스
차세대 시스템반도체인 10나노 칩을 놓고 경쟁이 뜨겁다. 대만의 TSMC는 14나노를 건너뛰고 10나노 칩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005930)는 10나노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발표했다. 앞서 인텔이 10나노 칩 생산 일정을 2017년 하반기께로 밝힘에 따라 10나노 경쟁은 삼성과 TSMC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초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10나노 핀펫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최근 미국법인을 통해 내년 말부터 10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10나노는 반도체 회로 굵기가 10억 분의 10m에 불과해 매우 미세한 제조공정 기술을 필요로 한다. 기존 14나노 핀펫 공정보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작동 속도를 최대 20% 빠르게 하고 전력 소모량은 40% 가까이 줄어든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TSMC도 10나노 칩에 공격적이다. TSMC는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10나노 공정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품질인증과 고객사와의 협의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에는 10나노 공정에서 제품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0나노 칩 양산을 놓고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 수주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의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 TSMC는 삼성이 14나노 핀펫 양산에 성공하면서 애플의 모바일 AP 파운드리 물량을 상당수 빼앗긴 바 있다. 따라서 10나노 생산공정의 안정화를 먼저 이뤄 애플의 신제품 주문을 따려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더욱이 인텔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나노 칩은 2017년 하반기에나 출시될 것으로 밝힘에 따라 10나노 칩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인텔이 2년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생산 공정을 도입했던 점을 감안해 내년 하반기 혹은 늦어도 2017년 상반기에는 10나노 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차세대 반도체 칩 출시 일정을 경쟁사보다 늦게 결정함에 따라 삼성과 TSMC의 맞대결이 점쳐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20나노 공정을 건너뛰고 14나노에 진입하면서 16나노를 생산한 TSMC보다 앞섰지만, 10나노 칩에서는 삼성과 TSMC의 맞대결이 예상된다"며 "10나노 공정기술 선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