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을 필두로 한 정부의 주택정책이 먹고 살만한 계층을 배려해 추진되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택시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주택건설업체와 개업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청년가구와 저소득가구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 198곳과 개업공인중개사 233곳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시장관점에서 본 정부정책과 주택사업 리스크요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인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9일 주산연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 한다는 시장인식 비중은 4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가 43.2%, 50대가 10.4% 순으로 나타났다. 30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시장인식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31.8%에서 11.4%p나 높아졌다. 반면, 40대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 한다는 인식은 52.7%에서 46.4%로 감소했다.
20대와 60대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 한다는 시장인식 비중은 지난해 1.6%, 0.8%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 결과 '0'으로 나타났다.
가구특성별로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 한다는 시장인식 비중이 63%로 가장 높았다. 다자녀가구와 1인가구 배려는 19.9%, 13.3%로 낮았다.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은 2.8%에 불과했으며, 대학생을 배려했다는 의견도 0.6%로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소득수준별로는 5~6분위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쳤다는 인식이 52.5%로 가장 많았다. 7~8분위 19.0%에 비해 크게 높았다. 국토부가 야권과 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중산층용 임대주택인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이 대표적이다.
거주형태별로는 2~3억원 전세와 3~6억원 수준의 자가가구를 대상으로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24.1%, 21.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1억원 이하 전세가구와 비아파트 월세가구를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식은 2.6%, 0%로 극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30~40대, 신혼부부, 중산층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이 높다"며 "향후 정책은 상대적 소외계층으로 인식되고 있는 청년층과 고령층, 노인가구와 장애가구 및 대학생가구, 저소득가구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매매시장 정상화에는 기여했지만 전월세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했다. 특히, 국토부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추진한 8번의 부동산대책 중 최악의 대책의 2.26대책이었으며, 4.6대책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임대료 소득세 부과 등을 골자로 한 임대차선진화방안은 매매시장은 물론 전월세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매매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4.6대책은 8차례 대책 중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장 크게 미쳤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13일 뉴스테이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손태락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뉴스테이는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중산층 배려정책으로 손꼽힌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