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역행하는 스마트폰 시장

폴더폰·중저가폰 선점경쟁 점화

입력 : 2015-07-29 오후 3:20:02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왼쪽)와 LG전자의 '젠틀'. 사진/각사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해온 기술이 한계에 다다른데다 수요까지 뒷받침되지 않자 제조사들은 폴더형, 저가폰을 다시 내세우며 수익성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2분기 세계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직전 분기대비 1.9% 성장에 그쳤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도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당초 11.6%에서 8.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수익 보존을 위한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금까지는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수요를 이끄는 추세였다면, 최근에는 제조사들이 수요가 있는 시장을 찾아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예가 폴더폰의 귀환이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최근 잇따라 폴더형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폴더형 제품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공략한 제품으로, 피쳐폰의 쉬운 사용성과 더불어 인터넷 , 메신저 등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두 번째 폴더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더'를 출시했으며, LG전자도 지난해 하반기 '와인 스마트’와 올해 초 ‘아이스크림 스마트’에 이은 세 번째 폴더형 스마트폰 '젠틀'을 내놨다. 아이스크림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 2008년 첫 출시된 아이스크림폰 시리즈를 스마트폰 버전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폴더형 스마트폰은 기존 폴더폰의 키패드를 이용해 문자와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터치방식을 통해서도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홍수 속에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폴더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남아있다는 점에 착안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 중심이었던 스마트폰 시장도 서서히 중저가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휴대폰이 고가에서 중저가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형 스마트폰과 견줄 수 있을 만큼의 제품디자인과 성능 덕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스마트폰 판매량 추이를 보면,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인 2014년 상반기 기준으로 8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83%에 달했다. 하지만 이 비중은 단통법 시행 이후 절반 수준인 52%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왔던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지난 1월 '갤럭시 A·E·J' 로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J5’, ‘갤럭시A8’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연달아 출시하며 보급형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도 지난달 20만~3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마그나와 밴드플레이를 출시하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동등해지면서 신제품에서 차별화된 기능을 선보이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과거에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제품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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