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채권 매도세 진정될까

현물채권 순매도 지속…선물은 매수세, 셀코리아 판단 일러

입력 : 2015-07-30 오후 3:12:19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큰 이변 없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귀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27~29일)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689억원 순매도했다. 지난주(20~24일) 3주 만에 16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또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 우려는 이달 초부터 가열돼왔다. 외국인들이 현물 시장에서 둘째 주와 셋째 주 각각 1조1502억원, 1270억원 팔아치우는 등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추경 등 불확실성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리 상승과 미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이 원화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 의지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3분기 외국인 수급의 점진적인 회복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매우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그 배경이다. 연준은 7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면서 완만한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 정상화 속도는 지난 2004년의 '베이비 스텝'보다 더딘 '절름발이 스텝'이 될 것"이라며 "3년 내 통화정책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을 반영하고 나면 오히려 미국 연방금리 인상 이후 시장 금리는 하향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책에 대한 기대도 다시 살아나면서 채권시장에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한국 수출은 연간으로 역성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제심리 개선도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시각이다.
 
윤 연구원은 "6월 금리인하, 추경 등 경기 부양책 실시 이후에도 국정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하반기 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한국은 기저효과를 반영해 1%대를 회복하는 물가를 제외하고 채권시장에 부담이 될 재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적극 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10년 국채 선물을 1만5491계약 순매수했다. 이는 사상최대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채권 관련 셀코리아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며 "외국인들의 국채 선물 매수는 유지되고 있고, 현물시장에서의 통안채 매수도 꾸준히 유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자금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5% 가까이 상승하면서 원화 약세를 심화시켰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채권 현물 시장은 환 노출 위험이 높다"며 "최근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규모의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단기고점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 시장의 투자심리는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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