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중국과 홍콩에서 최근 4년간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는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주장을 놓고 롯데그룹과의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케미칼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1조151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연도별 당기순손실 액수는 ▲2011년 927억원 ▲2012년 2508억원 ▲2013년 2270억원 ▲2014년 5808억원 등으로 점점 적자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홍콩의 롯데쇼핑 홀딩스는 지난해 3439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는 4년간 총 손실액의 30% 가까운 비중이다.
이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사업에서 1조원 가량 손실을 본 사실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신 총괄회장이 이를 뒤늦게 알고 격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 기자실을 찾아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사업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원준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의 적자 현황을 알고 있었다"며 "보고를 받고나서 왜 신규사업을 더 진출하지 않느냐고 물어 우선 현재 진출해 있는 5개 점포를 안정화한 후 신규사업을 펼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중국사업 1조원 손실설과 관련해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중국에서 백화점 사업은 통상 7년이 지나야 이익을 낼 수 있다"며 "백화점 진출 첫해인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적자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수준이지만 점차 개선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법인세, 이자비용,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이다. 실제 영업이익과 순이익과는 차이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EBITDA보다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때 적자 규모가 더 커진다.
롯데그룹 측이 중국 사업 손실 규모를 영업손실이나 당기순손실이 아닌 EBITDA로 밝힌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