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는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혈당조절 식사가 가장 기본이 된다. 음식과 섭취량이 혈당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두면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이기영 전남대병원 의과대학 명예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당뇨환자의 건강관리와 식이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병은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몸에 공급된 혈당은 인슐린 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식사 후 혈당이 일시적으로 올라가지만, 인슐린에 의해 다시 정상 수준으로 내려간다. 반면 당뇨환자는 인슐린 분비에 이상에 있거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때 포도당이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하게 된다. 섭취한 음식물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해 공복감도 심해진다.
혈당을 올리는 대표적인 식품은 탄수화물이다. 지방이나 단백질은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상 이는 쉽지 않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돼 기본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뇌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고혈당도 잘 조절해야 하지만 반대로 저혈당에 의한 쇼크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때문에 당뇨병 치료는 약물, 운동, 식이 요법 등이 있지만, 혈당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식이 요법이 당뇨 치료에 기본이 된다. 식이요법은 일반적인 건강식단과 같은 탄수화물 50~60%, 지방 20~30%, 단백질 2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탄수화물은 크게 단순당과 복합당으로 나뉜다. 설탕, 꿀, 물엿, 시럽, 조청, 과일·과일주스, 탄산음료 등 단순당은 분해될 필요 없이 즉시 흡수돼 혈당을 올리므로 신경써서 먹어야 한다. 밥, 빵, 감자, 고구마, 옥수수, 현미, 채소류 등 복합당은 단순당이 여러 개 연결된 것이다. 소화가 돼야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도 느리게 높아진다.
혈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그 양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높아진다. 혈당을 높이는 더 큰 요인은 전체적으로 소화 흡수되는 탄수화물의 양인 셈이다.
예로 혈당 상승 수치를 설탕이 100이라고 하면 흰쌀밥은 80이다. 현미는 65정도여서 흰쌀밥보다 낮다. 콩자반은 50정도다. 수박은 70으로 높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탄수화물의 양은 아주 적다. 그러나 바나나는 50으로 낮은 편이나 전체적인 탄수화물의 양이 아주 많다.
그러므로 한 번의 식사량에서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량을 여러번 나눠 섭취하면 한끼에 먹는 탄수화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가공을 할수록 염분이 많이 들어가 단순당의 첨가가 높아진다. 원재료로 단순하게 조리한 음식이 당뇨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외식을 할 땐 당뇨환자임을 밝히고, 저염식품으로 단순당을 첨가하지 않은 식품으로 주문해야 한다. 먹을 때도 천천히 먹어 남들보다 소식으로 배고픔을 줄이고, 혈당도 천천히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간식은 식사 시간과 같이 일정한 시간을 정해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와 과일, 채소를 모두 섞어 만든 샐러드는 혈당을 조절하는 식사 또는 간식으로 권한다. 적절한 시간의 간식은 저혈당을 줄이며 과식을 방지한다.
떡, 빵, 사탕 같은 고혈당지수의 간식은 저혈당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저혈당이 오기 전에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는 호두,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가 적절하다. 사과나 배, 귤과 토마토 등의 과일도 적절한 탄수화물과 섬유소 비타민, 무기질을 함유해 간식으로 좋다.
운동은 혈당을 내려주는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혈중의 당을 근육세포 등으로 운반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인슐린 작용이 개선돼 혈당강하제의 약을 줄일 수 있다. 혈당을 내려주는 약을 먹고 운동을 하면 힘이 없고 식은 땀이 나기도 한다. 이는 저혈당이 됐다는 신호이다. 이럴 때는 주스나 초콜릿을 먹어 혈당을 올려야 한다. 복부비만은 당뇨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당뇨환자는 혈관관리도 신경써야 한다. 당뇨망막증, 당뇨신증, 발기부전, 고혈압, 고지혈증 등 합병증의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금연, 금주는 물론이고, 식단은 저염식을 권한다.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보다 불포화지방산 그중에서도 오메가3지방산을 섭취하도록 한다. 기름진 육고기보다는 살코기로, 육고기보다는 생선이 좋다. 튀김음식보다 삶아서 조리하는 것도 혈당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기영 교수는 "당뇨병에 특효라는 여러 식재료 중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채소가 좋으나 특정한 어느 한 가지만 많이 섭취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한가지만 섭취하면 영양소도 고루 섭취하기 어렵고 부작용도 가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를 적절히 먹어야 부작용도 막고 혈당을 관리하는 데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혈당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식이요법이 당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되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