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고용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조속히 도입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올해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일부만 도입을 확정하는 등 공공기관의 참여가 부진한 데 따른 조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임금피크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우선 청년 고용절벽 심각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정년퇴직자가 2년 간 발생하지 않게 돼 청년고용 상황은 더욱 더 어렵게 전개될 것"이라며 "향후 수년간 예상되는 청년고용 빙하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 커다란 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임금피크제는 국민의 추가 부담에 의존하지 않고 중·장년 세대가 자녀세대인 청년들에게 좋은 정규직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제공하는 상생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전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향후 2년간에 걸쳐 약 8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임금피크제는 4대 구조 개혁 중 노동과 공공분야 모두에 해당되는 핵심과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공공기관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임금피크제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올해 안에 316개 모든 공공기관에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7월 말 현재 도입을 확정한 곳은 11곳에 그친다. 그 외 기관은 도입 계획을 마련하는 중이거나 노사협의 등 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반기 역점 과제로 '노동개혁'을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비서관을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노동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관련해서도 "방만 경영 정상화는 일회성으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와 관행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향후 임금피크제 도입 노력 등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 임금 지급율 조정 등 제도적합성, 조기 도입기관 가점 부여 등 최대 3점 범위 내에서 차등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