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추락과 달러 강세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신흥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신흥국 전반에 걸쳐 위기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신흥국에게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로 9월이 유력해지면서 달러 강세 현상은 장기전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FT는 "미국 금리 인상은 속도의 문제만이 유일한 변수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가 과연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신흥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가장 큰 근원"이라며 "역사적으로 달러가 급등했던 시기에 신흥국 경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는 달러강세 여파로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올 들어 미국 달러에 비해 30%나 폭락했고 브라질 헤알화 역시 20%가량 급락했다. 브라질은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7회 연속 금리를 인상해 최근 9년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달러 강세로 인한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방어조치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원자재 가격의 추락도 신흥국 경제를 옥죄고 있는 불안요소다. 이로인해 원자재 중심 수출 국가인 중남미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취약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50달러선을 이탈한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지속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추세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향후 몇 달 안에 30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원자재 조사부 책임자는 "오는 9월께 유가가 30달러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미국 고용 지표결과가 좋지 않으면 수요 증가 기대감이 사라져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지표가 좋아도 금리인상 전망으로 이어져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