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3비트(bit) 3차원 V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차원 수직 공정 기술을 활용해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D램 글로벌 시장 1·2위인 두 업체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 메모리 시장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3차원 V낸드는 저장 공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확보한 메모리를 말한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셀을 더 많이 쌓아 고용량 제품 구현이 가능해 수익성이 좋아진다. 기존 평면 낸드보다 40%가량 전력소비량이 적은 반면 데이터 처리속도는 2배 이상 빠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8월 24단 멀티레벨셀(MLC)기반의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3D V낸드 시장을 연 후 지난해 10월부터 32단 128Gb 트리플레벨셀(TLC) V낸드를 양산 중이다. 오는 10월쯤에는 TLC 기반의 48단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내년에는 64단까지 적층 수를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중 셀을 36층으로 적층한 2세대 128Gb 용량의 MLC 제품 양산에 돌입해 하반기까지 TLC 기반의 48단 제품 기술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의 기본 생산라인에서 2D를 일부 상쇄하면서 3차원 낸드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3D V낸드 시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저장장치의 고용량화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확대로 서버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향후 모바일용으로도 쓰임새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 연말까지 V낸드 비중이 7.4%로 높아지고 2016년 말에는 29.6%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에는 시장의 77.2%를 V낸드가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마이크론 등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시바는 48단 3D V낸드 플래시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며, 마이크론은 인텔과 손잡고 낸드보다 100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선보였다. 하반기께 완제품 형태로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플래시 반도체에서 V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며 "선두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춘 상태에서 양산을 통해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