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상공인들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로 인해 지역경제가 황폐화되고 있다며 롯데제품 불매운동과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연합회 대회의실에서 '롯데마트, 롯데슈퍼 골목상권 퇴출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업종·지역별 소상공인 단체들과 함께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그간 골목상권에 과자를 납품하며 성장해온 롯데가 자신들의 자본과 유통망을 이용해 롯데마트와 슈퍼, 편의점 등의 사업확장을 무차별적으로 해왔다"며 "이로 인해 골목상권이 초토화되고 전국의 영세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롯데는 지금까지 매장을 일방적으로 오픈하고 소송전까지 불사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그렇게 자리잡은 마트 내에는 미용실·사진관까지 들어서며 골목상권이 황폐화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내에 직영 주유소를 운영, 원가로 판매하고 다른 상품으로 매출을 보존하는 식의 영업을 진행함에 따라 소상공인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롯데마트 및 롯데슈퍼 불매운동 포스터를 점포별로 부착하고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를 위한 정보변경 신청서도 배포를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상점 별 롯데제품 입고 거부 움직임을 펼칠 뜻도 나타냈다.
다만 진행 과정에서 업종별 상황에 따른 신축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장은 "편의점 업종은 수입구조가 영세한데다 회원사 중 세븐일레븐의 경우 손님들이 최근 '롯데계열 회사가 맞느냐'고 물어와 질타를 하는 경우도 생기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매운동을 벌이면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상황이 하루빨리 정리되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회 측도 국회 및 롯데본사 방문 등의 대응책을 밝히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최 회장은 "문제제기를 통해 롯데와 소상공인 간의 상생안을 도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롯데가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대한 여론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카드 사용회원과 가맹점 모두 회사 입장에서는 소중한 고객"이라며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하겠다는 것 외에 언급은 현재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아보인다"고 밝혔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