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평가 절하 카드를 이틀 연속 꺼내 들었다. 이례적인 통화정책 변경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PBOC는 달러·위안 기준 환율을 전날 보다 1.62% 올린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11일 PBOC는 달러·위안 기준 환율을 사상 최대폭인 직전일 대비 1.86% 오른 6.2298위안으로 고시한 지 하루 만에 위안화를 추가 절하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3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잇따른 부양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 가운데 지난 8일에 발표된 7월 수출이 크게 악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 환율 절하 조치의 직접적인 단초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초에 변동성이 크고 연말에는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약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8월 중국 수출이 예상을 크게 하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중국 전문가들은 관리변동환율제를 통해 장중 변동폭 2%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묶여있던 위안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합도를 높이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BOC의 조치로 중국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글로벌 자산들은 뼈아픈 적응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을 포함한 대만, 싱가포르 등의 신흥국들의 통화는 위안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맞물려 자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PBOC는 이날 성명에서 새로운 통화정책 매커니즘에 대해 “짧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산 변화에 대해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으로 시장에 기반한 위안화의 움직임과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절하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크레디트스위스와 BNP파리바는 인민은행의 연이틀 위안화 절하 단행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절하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며 그 속도 조절은 인민은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연이틀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 한 남성이 중국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