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함에 따라 각국 환율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 역시 엔저로 자국 경기를 견인하기 위한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17일 발표되는 일본의 4~6월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41명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은 평균적으로 일본의 4~6월 GDP가 연율 1.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로는 0.5%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다.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 응답한 경제학자들 역시 4~6월까지 일본 성장률이 연율로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분기 일본의 성장률은 분기 대비 1.0% 성장했으며 연율로는 3.9% 성장을 기록했다. 연율로 일본 GDP는 4개 분기 연속 꾸준히 성장한 것이다.
이번 분기 대체로 전망이 어두운 것은 주요 지표들의 부진한 성적표 때문이다. 특히 3~5월까지 수출 지표는 꾸준히 증가폭이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수출과 제조업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6월 깜짝 반등했지만 대미 수출이 현저하게 증가한 것으로 대중 수출 감소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SMBC 닛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려 요인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적다”며 “무엇보다 상반기 동안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그 영향이 일본 수출과 제조업을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기업 경기가 어둡다 보니 일본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자지수(CPI)는 세 달 연속 0.1~0.3%로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가계지출은 연초부터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전환하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 고문의 이례적인 발언이 부양 기대감을 높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인 혼다 에쓰로 시즈오카현립대 국제학부 교수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침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4~6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역성장할 경우 정부는 3조엔 이상 부양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7~9월에는 대체로 기저효과와 소비 성수기가 맞물려 성장률이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지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7~9월 연율 성장률이 2.48%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하반기 지표 개선으로 추가 부양책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17일 발표될 일본의 GDP 성장률이 예상에 부합하는 지 여부와 함께 19일 발표될 7월 무역 지표가 부양책 방향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도쿄항에서 한 트럭이 화물 컨테이너에 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