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현행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2분기 경기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판단 역시 긍정적으로 유지했다.
7일(현지시간) BOJ는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에서 본원 통화 공급을 연간 80조엔 확대하는 종전의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도 0.10%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BOJ는 결과 발표 이후 일본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 소비 성장 탄력이 둔화되고 있으며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추가 매입 가능성도 전망했으나 BOJ는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일축했다.
BOJ는 성명서를 통해 “수출과 제조업이 2분기 일시적으로 흔들렸지만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가 속도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이 유지됐다. BOJ는 디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견조하다며 최근 유가의 급격한 하락으로 제로수준(0%)이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0.1% 상승해 2년래 가장 둔화된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BOJ는 견조한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대외 환경을 고려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7%로, 물가 상승률은 0.8%에서 0.7%로 각각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오후 3시30분에 열릴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회견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로다 총재 역시 일본의 고용시장과 기업 실적 회복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내년에는 정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0%)에 도달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BOJ는 연내 추가적인 부양책 시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더불어 강력하지 않은 일본 소비 경기를 감안할 때 연내 부양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칸노 마사아키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연중 최저 부근까지 하락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1% 상승 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물가는 0%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며 “BOJ는 저유가를 근거로 연내 추가 자산 매입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BOJ 결정이 보도된 직후 달러·엔 환율은 124.80엔에서 등락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일본은행(BOJ) 전경. 한 여성이 우산을 들고 BOJ 앞을 지나가고 있다. 8월6~7일 BOJ는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