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소 직후 3일 연속 본사로 출근하며 경영 정상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내주에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방문해 경영일선 복귀를 대내외에 공식화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서린동 SK본사로 출근해 업무파악을 했다. 최 회장은 14일 새벽 의정부 교도소를 나와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과 만남을 가진 데 이어 광복절인 지난 15일에도 본사를 찾는 등 3일 연속 회사를 찾았다.
최 회장은 이날 취재진들과 만나 "밀린 일이 워낙 많아서 출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출소 당일에도 "그동안 업무 공백이 길기 때문에 업무 파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향후 경영은) 에너지·통신·반도체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른 시일 내에 그룹 경영을 챙길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1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SK서린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SK그룹
지난 14일 서린동 본사 방문은 참모들과의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면 15일부터는 공식 경영활동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출근 2일째인 광복절에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부터 경영현황을 보고 받고 각 계열사 사장, 그룹 내 일부 임원들과 경제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기본 방향을 논의했다. 역대 재벌 총수 중 최장 기간인 925일에 달하는 수감생활로 그룹 경영이 원할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별도의 휴식없이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그룹의 활용 가능한 역량이 주력 사업에 집중될 수 있도록 현황을 파악하는 단계"라며 "이와 더불어 연초 계획을 세운 후 집행 중인 투자계획도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 직전인 2012년 실제 투자 규모가 15조원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13조~14조원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최 회장의 사면·복권이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반도체와 에너지 사업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