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유커' 몰렸다

한산했던 명동거리 다시 활기…행사기간 관광객 유치 총력

입력 : 2015-08-16 오후 2:50:06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주말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한동안 뜸했던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의 발길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16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는 최근 찾아보기 힘들었던 여행사 깃발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동양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깃발 뒤를 따라 면세점 건물로 들어서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에는 갈길이 멀지만 지난달에 비해 서서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인 여행사 팸투어 등 한국에 메르스 위협이 없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기 때문에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쯤에는 관광객들의 증가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건너편 명동 거리도 주말을 맞아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섞이며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관광을 계획할만큼 한국의 메르스 위협이 중국 내에서도 어느정도 회복됐다는 반증이다.
 
명동 중심거리에서 근무하는 서울시관광협회 관광통역안내원은 "길을 물어보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메르스 이전에 비하면 다소 적지만 한달 전과 비교했을 때 관광객 수는 확실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 가게 점원은 "예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와서 한번에 수십만원어치 화장품을 사가곤 했다"며 "메르스 때문에 이들의 발길이 끊겼는데 이번 주말을 맞이해 하나둘씩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관광객의 증가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개막하면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쇼핑 할인혜택과 이벤트를 제공하는 쇼핑관광축제로, 10월31일까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와 250여개 업체, 3만여 업소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기획됐다.
 
실제로 백화점 등의 매출도 행사 시작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069960) 관계자는 "행사 시작 직후인 14~15일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4.5% 증가했다"며 "향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관광객 유치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행사 기간 중 관광객 수를 메르스 이전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선착순 1500명을 대상으로 1+1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제주항공은 전노선 선착순 80% 할인을 제공한다. 코레일은 일부 구간 KTX 자유석을 50% 할인한다. SK텔레콤(017670)은 LTE 와이파이 모뎀 임대료를 면제한다.
 
현대백화점은 브랜드별로 10~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20·40·60·100만원 이상 구매한 관광객에게 구매금액의 5%를 현대백화점 상품권으로 증정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롄카드' 결제 고객에게는 5% 할인 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주말 연휴를 맞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서울 명동 중심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통역안내원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철기자)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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