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 S6 엣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20일과 28일 삼성페이 서비스를 국내와 미국에서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새로움보다는 기존에 채택된 기술의 향상, 진보에 초점을 둔 제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두 제품에 탑재돼 서비스를 시작하는 삼성페이 서비스 관련주들이 꼽힌다.
하지만, 하반기 부품주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과 삼성전자 대비 애플 관련주들의 상대적인 수혜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맞서고 있다. 종목투자, 특히 IT부품주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전략을 재점검해보자.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13일(현지시간) 뉴욕의 링컨 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와 갤럭시 노트 5의 공개 행사에서 두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AP
20일 '삼성페이' 서비스…KG이니시스, 라온시큐어 등 수혜
이번 제품 공개를 통해 특히 주목받는 쪽은 전통적인 부품주보다 핀테크, 무선충전기능 시장 활성화와 관련된 종목들이다. 삼성페이는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 경쟁의 개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지난 7월부터 일부 카드사와 함께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고, 두 신제품에 탑재돼 오는 20일부터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미국에서는 25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약 한달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는다.
삼성페이는 신용카드를 카드 결제기에 긁어 결제하는 대신 스마트폰에서 카드 결제기로 암호화된 결제 정보를 전달하는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과 NFC(Near Field Communication·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을 지원해 더 많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이다.
삼성페이를 비롯한 전체 모바일 결제는 아직은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로 미미하지만, 편리한 결제방법의 등장과 함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주의 수혜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용횟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VAN 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 나이스정보통신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중심의 삼성페이가 중장기적으로 온라인으로 확대된다면 PG 사업자인 KG이니시스의 수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부품 공급업체의 수혜는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박종선 연구원은 "특히 카메라 고화소, 기능확대가 지속되고 있어 관련업체인 세코닉스, 해성옵틱스, 파트론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간편결제 시장 성장에 따른 보안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결제의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인 만큼 이 시장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라온시큐어, 이니텍, 투비소프트, 안랩 등 보안관련 업체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랩은 삼성카드와 제휴해 '안랩 간편인증'을 도입했으며, 라온시큐어는 삼성전자 모바일보안 솔루션인 녹스(NOX) 기반 모바일단말기 관리 솔루션 공동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다.
"효과 미미"…슈피겐코리아 등 애플주 상대적 선방 예상도
두 신제품 출시가 호재이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며 하반기 부품주 투자는 보수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맞선다. 중국 시장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5~40%를 차지하고 있다. 또 두 신제품 모두 현존 최고의 사양을 탑재했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미세한 부분에서의 진전이 있을 뿐 특별함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은 상저하고를 기대하지만, 큰 폭의 개선보다는 미미한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출시됐다고 부품주를 매수해 보유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휴대폰 부품주들은 20년 이동통신단말기 사이클의 마무리 국면이기 때문에 개별 투자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에따라 하 연구원은 "하반기 부품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삼성전자 공급 체인보다는 애플 관련주가 유리할 것"이라며 관련주로 LG이노텍, 슈피겐코리아, 인터플렉스를 제시했다.
애플 공급 체인을 상대적 우위로 보는 평가는 잇따랐다. 박기홍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제품 출시로 인한 출하량 증가가 기존 S6, S6엣지 출하량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삼성전자의 경쟁력 있는 중저가폰 라인업 준비는 연말에나 완료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아이폰의 글로벌 점유율이나 대화면을 장착한 플러스 비중이 더욱 상승할 전망인 만큼 애플 공급처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관련주 중에서는 슈피겐코리아, 유테크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관련 부품 업체들의 급격한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두 제품 모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7420을 탑재했다는 점은 에스앤에스텍, 테스나 같은 기업에 직접적인 수혜를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