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6월 임시국회 개회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여야가 이른바 '쟁점법안'을 놓고 다시 한번 극명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등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절대불가'를 내세우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i-Club 초청 토론회'에서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아무리 오랜기간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도 안 되는 법안이 있다"며 "그럴 경우에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다수결, 즉 표결에 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측이 이들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표결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정규직법 역시 이번 임시국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 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해 해고에 따른 이의신청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기하는 쪽으로 법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지난 4월 임시국회 당시 미디어관련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법절차에 따라 표결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반발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법은 원안대로 하면 되고, 미디어법은 6월 통과가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정부는 (민주당의 안대로 비정규직법을 처리할 경우) 100만명 실업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비정규직 때문에 실질적으로 물러나는 사람은 37만명에 불과하다"며 "정부 여당이 국민을 협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디어법은 6월에 처리할 수 없다"며 "분명히 예전 합의문서에 '국민여론 수렴하여'라는 문구가 있다"며 "국민이 동의한다면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등을 왜 거부하느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뜩이나 여론의 지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단독통과를 시도해도 모든 의원들이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핵심 쟁점법안을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여곡절 끝에 임시국회가 열린다해도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양측이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야 양측이 임시국회 개회 시점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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