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인도, 경제성장 가속도…석유화학 시장 '다크호스' 급부상

플라스틱 1인당 소비량, 전세계 평균 5분의 1… 합성수지 수요, 연간 10%대 성장

입력 : 2015-08-19 오후 5:24:12
인도 시장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나렌드라 모디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경기변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인도 석유화학 산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020년까지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7.5%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의 등의 수요 성장률은 연간 10%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가 최근 발표한 '인도 석유화학산업 수급동향 및 전망'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PVC 수입물량이 140만톤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PVC는 창호와 벽지·바닥재 등 건자재의 주원료로, 최근 사회간접 시설 확충과 포장재 산업의 성장세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PE와 PP 등도 경제성장에 따른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 합성수지(ABS) 역시 전망이 밝다. 농업 분야의 현대화와 의료 기기와 자동차 산업의 발달, 가정용·사무실용 전자제품의 보급 확대로 ABS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향후 저비용, 친환경 주택 산업의 성장, 친환경 농업 확산, 재생에너지 분야 성장 등으로 ABS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성수지 제품의 호조세는 기초원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에틸렌의 수익성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7~8kg 규모로, 성장 잠재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1인당 소비량이 각각 100kg, 40kg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평균 소비량과 견줘도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인도에서 석유화학 수요가 매년 약 8%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에틸렌의 소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산업이 수직계열화된 점도 에틸렌 수급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도는 기초원료의 생산부터 중간재, 다운스트림, 최종 소비재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전한 형태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국가보다 뒤늦게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음에도 시장 팽창이 기대되는 이유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향후 플라스틱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수직계열화로 기초원료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동반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 정책도 인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꼽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은 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석유화학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2007년부터 석유화학단지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만 5건에 달하는 석유화학 단지 조성을 승인했으며 현재 1건은 승인을 준비 중이다. 승인이 완료되면 총 2140㎢(6억4735만평)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가 조성된다.
 
반면 합성고무와 합섬섬유 원료는 수요와 공급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신증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성고무의 원료가 되는 부타디엔은 오는 2016년까지 생산량이 약 37만톤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입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필렌 생산능력은 2012년 500만톤에서 오는 2016년 51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그간 생산량의 대부분을 다운스트림 제품 생산에 투입했으나 최근 초과 공급분을 해외로 수출할 만큼 공급에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합성섬유 폴리에스터의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은 오는 2016년 생산능력이 565만톤으로, 올해보다 172만톤 확대된다. 자급률은 올해 83.4%에서 내년에 109.9%로 올라설 전망이다. 오는 2018년에는 생산능력이 942만톤으로 확대돼 인도 외 지역으로 수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5월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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