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아이폰 짝퉁을 만드는 회사쯤으로 치부됐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에서
삼성전자(005930)를 앞질렀기 때문. 지난해 하반기 샤오미는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대수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시장가치가 460억달러에 이르러 차량공유업체인 우버,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스냅챗의 수익을 능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샤오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샤오미를 잘나가는 스타트업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은 ‘착한 가격’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가격은 삼성 제품보다 30~50% 정도 싸다. 가격이 저렴하면 질도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렇지도 않다. 성능이나 디자인이 고가 휴대폰과 큰 차이가 없다. 주단위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업데이트 해주는 것을 보면 서비스도 나쁘지 않다.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샤오미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휴대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실제로 중국인 70%는 이미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뜻이다. 애플 짝퉁이란 오명을 씻어내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 월간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샤오미가 인도에 포커스를 맞추면 두 가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도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20%에도 미치지 않아 잠재 수요가 크다. 세계 2위 인구 대국으로 시장 자체가 커 대량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저가 제품 수요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영어에 능통한 IT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인도 만의 매력이다. 인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현지 인력을 영입하면 효과적으로 기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인도에서 신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해 볼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인도에는 구글과 삼성 등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다른 나라에 가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