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새로운 글로벌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네 나라가 첫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브릭스 네 나라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크크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고 세계 무대에 그들의 커진 목소리를 과시할 예정이다.
브릭스 정상들은 첫 정례회의를 통해 경기침체 이후의 새로운 금융시스템 정립과 글로벌 영향력 및 경제협력 확대를 논의할 방침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진국들이 위기에 허덕이는 반면 이머징 국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회복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머징 국가들이 선진국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선진국들이 세계의 생산과 소비를 책임지는 시대는 끝났다"며 "브릭스가 협력해 선진국 중심의 정치와 무역 지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브릭스는 세계 경제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향후 20년 내에 네 나라 경제가 선진 7개국(G7) 경제 규모를 넘어서고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를 모든 분야에서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이자 러시아의 대표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인 알렉세이 푸시코프는 "브릭스는 신화였지만 신화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브릭스의 정기적인 모임이 자리 잡을 것"이라며 "브릭스가 국제사회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인지, 지금처럼 잠재적인 세력에 머무를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야핑 중국외무담당대학 부총장도 "이번 정상회담으로 이머징 국가들의 커진 영향력과 목소리가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 역시 이번 회담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릭스 네 나라의 입장이 크게 달라 완전한 협력을 이루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겠지만 부분적인 협력은 가능하다"며 "이번 회담은 브릭스 네 나라의 의견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새로운 기축통화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이 같은 논의를 꺼려하고 있다.
알렉세이 쿠르딘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기존의 달러 중심 기축통화 시스템이 몇년 안에 크게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과의 정면 대결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국 역시 "달러의 주도적인 역할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기축통화 논의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