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로 반전세(고액보증부 월세)나 월세 전환 가구가 증가하면서 2분기 가계의 주거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가속화되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24일 통계청 가계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분기 가계의 실제 주거비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1.8% 증가한 월 평균 7만3900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평균 주거비가 올랐다는 것은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전세가구의 경우 계약만료시 보증금을 돌려받게 돼 지출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 주거비는 0원으로 계산된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한 달 전·월세거래량은 총 12만255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3만2095)대비 7.2% 감소했다. 이 기간 전세(6만6828건)는 13.5% 줄어든 반면 월세(5만5724건)는 1.6% 증가했다.
임대차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1~7월 평균) 40.2였던 월세 비중은 ▲2012년 41.8% ▲2013년 46.4% ▲2014년 48.4% ▲2015년 48.8% 늘었다. 고가 임대료로 월세비중이 낮았던 아파트 역시 2011년 24.8%에서 올해 37.4%로 급증했다.
이는 보증금을 활용한 투자처가 고갈되고, 저금리로 인해 이자 수익까지 떨어지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이 예고 된 만큼 월세화가 더욱 가속을 낼 전망이다.
올 가을 이사철(9~11월) 서울 입주예정물량은 476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줄어든다. 강남4구에서만 6800여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발생하는 가운데 학군이주수요, 가을 결혼시즌 신혼부부 수요까지 가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빠른 월세화라는 게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배경"이라며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전세수요자는 물론, 월세 선택자들 역시 주거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 주거비 부담이 올 가을에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