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기 아파트로 재기에 성공한 건설사들이 아파트로 다시 사지로 내몰릴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파트 공급량 급증으로 주택사업 중심 건설사들의 경영전망이 불투명 하다는 이야기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7월 주택인허가는 38만291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8% 늘었다. 2002년 이후 60만건 돌파가 확실시되며, 1990년 75만378가구 이후 처음으로 70만건 이상 실적까지 점쳐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 분양실적은 25만2094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8% 증가, 분양적체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3만4068가구로 4개월 만에 다시 3만가구대에 진입했다. 경기도에서 전체 미분양 증가분(5926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2469가구가 발생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경기는 올들어 지난해 대비 분양과 착공 실적이 각각 156.0%, 100.2% 증가한 지역이다.
가속을 붙이는 주택공급 속도에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건설사들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올해 가장 큰 주택시장 회복 수혜를 입은 건설사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6.93%를 기록, 10대건설사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한국도시개발이 모체인 정통 개발사다. 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올린 영업이익 1551조300억원 중1053억2700만원이 외주 및 자체 주택공사와 일반건축에서 나왔다. 전체 영업이익의 70%에 달한다. 유화, 악기, 유통 등 분야에 자회사가 있지만 주택사업이 주수익원이다.
2013년 수도권 부동산 침체가 절정에 달했을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1479억31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체주택사업과 외주택사업이 각각 1256억8400만원, 604억8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주택시장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GS건설도 건설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GS건설(006360)은 건축부문에서 717억6900만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2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주택시장 회복에 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해외사업인 인프라와 전력부문에서 각각 4억5400만원, 603억원 영업손실이 났지만 건축실적으로 손실을 만회, 상반기 총 549억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지난해 해외 저가수주에 따른 어닝쇼크를 경험했던 GS건설은 올해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축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만 1만9704가구 3조6453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32.1%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2008년 이후 금융위기와 공급급증에 따른 수도권 부동산시장 침체로 100대 건설사 중 30%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파산에 들어갔다. 이들 대부분은 주택건설업체다"며 "해외실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주택 공급급증에 따른 후유증을 또 다시 겪을 수 있다. 현대산업의 면세점 진출은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광주태전아이파크는 청약 당시 4.6대1로 마감됐으나 6월말 현재 전체 물량의 20%가 미계약으로 나왔다. 사진/현산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