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조정기일을 오는 10월7일로 연기했다.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삼성전자(005930) 등 협상주체들이 조정기일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25일 조정위는 "지난주 중 각 교섭주체와 개별회의 방식으로 조정기일을 진행하려 했으나 조정권고안에 대한 각 교섭주체의 수정제안 이후의 여러 상황을 종합해 조정기일을 변경하기로 했다"며 "오는 10월7일 오후 2시에 교섭주체가 모두 참석하는 합동회의(비공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정위는 지난달 23일 1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보상을 진행하라는 내용의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가대위 등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했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찬성 입장을 내놨지만, 황상기씨, 김시녀씨 등 소속 피해 유가족들은 권고안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반올림 내부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가대위는 지난 10일 신속한 보상을 위해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하겠다며 내달 말까지 후속조정 절차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고, 16일 삼성전자도 협상 당사자 간 입장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추가 조정기일 지정 보류를 요청했다.
이에따라 조정위는 가대위, 삼성전자, 반올림 등 3개 교섭주체와 개별회의 방식으로 후속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교섭 주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합동회의 방식으로 조정기일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조정위는 "다른 교섭주체의 수정제안에 대한 입장이나 교섭주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정리해 주길 요청했다"며 "조정기일에는 모든 의제에 대해 정리된 교섭주체들의 입장이나 의견을 확인하고, 특히 교섭주체들 사이에 현재까지 여전히 의견 차이가 많은 '재발방지대책'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형(가운데) 조정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조정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