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지는 않겠지만 'V자'형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전국 10개 국책·민간연구기관장들이 한목소리로 경기급락은 일단 멈췄으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며 앞으로의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기존의 재정확장정책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국책·민간연구기관장들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뱅커스클럽 오찬간담회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급락의 충격은 일단 해소됐다"고 입을 모았다.
◇ "경기바닥 보이지만 회복은 늦을 것"
이들은 또 "경기선행지수가 개선되는 등 회복의 기대감도 있다"며 "2분기 성장률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관장들은 경기 지표 개선에 대해 "일시적 요인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연구기관장들은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지는 않겠지만 'V자'형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장들은 "하반기 이후를 봤을 때 우리 수출에 영향을 주는 해외 수요가 당분간 부진할 소지가 있어 회복이 가시화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성장세가 빠른 속도로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가 변수도 우려했다. 최근 유가가 올라간 것은 미국·중국 등에서 비축률 상승으로 벌어진 일시적 현상이므로 해소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기존 확장 정책기조 유지해야"
이날 간담회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인 만큼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책변화 시점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기관장들은 "정책기조 판단이 참 어려운 상황같다"며 "성급하게 전환할 경우 경기가 상승하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 찾아와 회복을 저지할 수 있고 너무 늦게 가면 인플레 등의 우려가 있어 양쪽을 다 봐야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따라서 출구전략과 관련, 정책기조를 전환하는 것에 대해 논의와 준비는 필요하나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윤증현 재정부장관도 오찬간담회에 이어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에서 "앞으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상당기간 재정 운용기조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이런 확장적 정책기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쏟아부은 돈이 재정악화로 되돌아와 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정문제에 대한 논의도 빠지지 않았다.
기관장들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경기회복이 이뤄져 왔는데 이를 민간으로도 흘러가게 하기 위해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또 재정건전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명확히할 필요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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