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회사채시장 정상화 위해 산은에 3.4조 대출

산은 운용수익으로 신보에 500억원 출연금 지원

입력 : 2015-08-27 오후 4:04:49
한국은행이 조선·해운·건설 등 취약업종 기업의 회사채 차환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3조4300억원의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산업은행에 3조4300억원을 연 0.5% 금리로 대출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산은의 신용보증기금 500억원 출연금 지원을 위한 조치다.
 
김태경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한은이 산은에 0.5% 저금리로 대출을 하게 되면 산은이 연리 2%의 통화안정증권을 운용한 수익으로 500억원의 재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한은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대출 받은 자금을 한은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금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게 된다. 신보는 신용 취약 기업의 채권을 차환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지원한다.
 
금통위의 이번 조치는 지난 2013년 7월9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마련된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에 의거한 실행조치다. 당시 정부와 한은은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고자 6조4000억원의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했다.
 
P-CBO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지만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증권으로 지금까지 5조5000억원이 소요됐다. 지원금액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한라, 대성산업, 동부제철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대기업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취약 중소·중견기업에 투입됐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최근 중국발 리스크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여건이 더 어려워진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경 팀장은 "취약 업종 내 기업의 신용 경계감이 커지고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 경제둔화와 미국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된 측면을 반영해 신보의 보증재원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취약 기업의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고 해당 기업의 구조조정도 촉진돼 회사채시장의 불안요인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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