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내달 7일 판문점에서 갖자는 남측의 제안에 동의했다. 북한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선적십자 중앙위원회 강수린 위원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이날 오후 1시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측으로 보내왔다.
이는 실무접촉을 열자는 김성주 한적 총재의 통지문을 전날 강 위원장 앞으로 보낸 데 대한 응답이었다. 남측의 제안을 받은 북한이 불과 하루 만에 동의해 오면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준비에 필요한 현실적인 시간으로 볼 때 실제 상봉 행사는 10월이 되어서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은 과거 이산가족 실무접촉 제안을 수용하면서도 장소를 금강산으로 바꾸자고 하는 등 유동적인 태도를 보였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남측의 제안에 적극 응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8·25합의’를 높게 평가하고 적극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남북 고위당국자 합의에 대해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지난 28일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후 북한 매체들도 일제히 합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29일 이산가족 상봉과 민간교류 활성화 등 합의 내용을 거론하며 "지난 시기의 대결·적대 관념에서 벗어나 민족 공동의 요구와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민족공조, 민족단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내달 7일 열린다. 27일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민원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