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가 줄줄 샌다? 부실한 공무원 해외출장 관리

6일간 미국출장에 실제업무는 2시간, 출장 계획서와 보고서 내용 대동소이

입력 : 2015-08-31 오후 2:24:52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해외출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국민의 혈세가 헛되이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변재일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부처의 외유성 국외출장이 반복되는 것은 국외출장의 결과물인 출장보고서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출장과 관련한 주요 41개 부처에서 모두 법령을 위반하거나 출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무원은 공무로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 시, 국가기밀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인 ‘공무국외여행규정’ 및 ‘국가공무원복무징계관련예규’에 따라 30일 이내 출장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인사혁신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이는 목적과 지역 등이 동일한 국외출장을 지양하고, 국외출장으로 수집된 정보의 공동활용을 통해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변 의원실 측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인사혁신처가 의원실에서 제출한 보고서 등재 건수와 각 부처가 직접 의원실에 제출한 등재 건수가 단 한 건도 일치하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교육부, 국무조정실, 국방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9개 부처는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여기에 일단 보고서는 제출했지만 그 내용이 부실해 공무를 빙자한 단순 외유에 다녀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사례들도 발견됐다.
 
일례로 법무부는 ‘선진 법제정비 지원 사례 연구’를 위해 미국에 수사관 2명을 출장 보냈지만, 6일간의 미국 출장 중 실제 업무시간은 단 2시간에 불과했다. 또 ‘법률 심포지움’ 참가를 위한 베트남 출장의 출장계획서와 결과보고서 내용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변재일 의원은 “법을 집행하는 중앙부처가 오히려 법령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국외출장 업무를 총괄하는 인사혁신처마저도 국외출장 현황 관리를 못하고 있는 것은 제도 전반에 걸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령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많거나, 결산심사에서 잘못된 출장 현황 제출 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결산심사를 방해한 부처에 대해서는 2016년 예산안에서 해당 부처의 여비 예산을 차등하여 감액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주요 부처 국외출장 관련 법령 준수 현황(**는 인사혁신처 미파악 부서) 출처/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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