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모비우스(사진)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이 미국이 당장 금리인상에 나설 만큼 경제상황이 충분히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다시 9월 금리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중에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는 현재 금리 인상을 버틸 만큼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31일(현지시간) 모비우스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지을 핵심적인 요소는 인플레이션이어야 한다"며 "물가 상승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용시장 안정이 금리 인상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모비우스는 연준 내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 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기준에 대해 혼돈이 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시장 안정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무게비중을 두는 것이 옳다는게 그의 견해다.
한편 이는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의 의견과는 정 반대되는 시각이다.
피셔 부의장은 지난 주말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낮아도 경기부양책을 점진적인 속도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인 2%로 돌아가는 것을 마냥 기다렸다가는 금리인상은 시작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연준이 내놓은 금리 인상의 조건인 실업률 6% 이하, 2% 물가상승률과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있다.
모비우스는 연준이 만약 당장 이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까지 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시점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모비우스는 "미국 경제는 아직 내구성이 부족한만큼 금리인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4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8월 실업률 예상치는 5.4%로 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오는 16일 발표된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