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줄다리기' 현대차 노사, 4년 연속 파업 불명예 얻나

입력 : 2015-09-02 오후 3:05:30
현대자동차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4년 연속 파업 위기에 처했다. 노사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차(005380) 노조는 지난 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는 일괄제시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답을 하지 않자 협상에 사측이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판단, 합법적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만일 중노위의 조정기간 10일 안에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면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노조는 조정기간 동안 조합원 4만8000여명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의 7.8%)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 공장 신·증설 검토와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정년 65세 연장 등도 제시하고 사측의 일괄제시안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측은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사측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실적도 예상보다 좋지 않은데다 미래경쟁력 제고를 위해 과도한 임금 인상 및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와 더 뉴 맥스크루즈 등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차량 가격 인하, 추가 할인 혜택까지 마련하며 판매 회복에 애를 쓰고 있다. 해외에서는 신흥국 성장 정체 및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에 대한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 현대차가 2012년부터 매년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이어오고 있고, 회사 실적이 떨어진 상황에서 노조가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사측은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와 비공식적으로 접촉을 계속 하고 있다"며 "조만간 교섭도 재개될 예정이다. 파업까지 돌입하려면 절차가 아직 많이 남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은 협상의 한 과정이다. 그동안의 교섭에서 상당 부분 의견을 접근했기에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조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사측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를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통상임금 문제와 올해 임단협 등 수많은 논의 과제가 있는데 회사는 어떠한 것도 노조에게 제시한 것이 없다"며 "우리가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고 반드시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회사 사정이 예년에 비해 좋지 않아 우리도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지만 회사에서 전혀 반응이 없어 협상이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달 31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제123차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노조 대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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