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기업노트)세계로 뻗어 나가는 '중국건설은행'

정부 인프라 투자 수혜와 해외 진출 모멘텀으로 날아오를 것

입력 : 2015-09-06 오전 11:00:00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랙 비율) 규제를 폐지한다. 이로인해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규제 폐지로 은행에서 약 4조위안 가량의 대출자금이 시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들 간 대출 경쟁을 유발하는데다 금리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돈이 풀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대율 규제 폐지가 은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예금보험제도 영향으로 은행의 순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는 점은 우려요인이지만 시장금리 자율화와 맞물려 중소형 은행보다는 대형은행 위주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중국 은행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금리 자율화다. 최근 조정장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반등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금리, 지준율 인하와 맞물려 예대율 폐지 소식까지 호재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증시가 강하게 조정 받으면서 은행주 역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진 상태로 은행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건설은행은 어떤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총자산 기준 세계 2위 은행
 
건설은행은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하나로 인프라와 건설 관련 투자를 위한 정부 자금 관리 은행으로 출범했다. 2013년 기준, 총자산 2092억달러로 자산 기준으로 세계 2위 은행이다. 주요사업은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여·수신, IB(투자은행), 해외사업과 정부자금 조달 업무 등이다.
 
국유은행은 특성 상, 경기 부진 속에서도 대출 중심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특히 건설은행의 경우, 주로 산업재와 대형 인프라와 같은 장기 프로젝트 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중국 내 인프라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2013년 기준, 인프라 대출은 2조 2877억위안으로 전체 매출 중 23%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 인프라 투자액에서는 2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 내 은행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서 인프라 대출을 하고 있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올해 중국 내 인프라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부분이다. 올해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는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12조 714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중국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더불어 건설은행 인프라 대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증가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도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꼽히고 있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면에서 인프라 대출과 같은 중장기 대출은 마진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경쟁사 대비 방어적인 순이자마진과 꾸준한 수수료 수익 성장(4년 연평균 21.4% 증가)을 기록하며 향후 이익 개선세 역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이자마진은 2009년 2.41%에서 2013년 말 2.74%까지 개선돼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농업은행(2.79%)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3년 중 금리 인하에도 순이자마진은 1bp 하락에 그쳤다. 반면 은행업 평균은 2.68%로 전년대비 9bp 하락해 상대적인 선방을 확인할 수 있다.
 
순이자마진 방어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중장기 대출의 비중 뿐만 아니라 카드부문의 성장 때문이다.
 
2013년 카드론 취급액은 2687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약 51% 증가했다. 카드 부문의 꾸준한 성장이 금리 인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는 구조로 올해 순이자마진 감소 역시 미미할 전망이다. 중장기 대출 뿐만 아니라 카드부문의 성장도 마진 관리에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순이자마진 방어 뿐만 아니라 수수료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수익의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개인 온라인 뱅킹 고객수는 1억5000만명을 돌파하며 거래대금은 32.5조위안(전년대비 38.7% 증가)을 기록했다. 기업 온라인 뱅킹 계정 280만개, 거래대금 104.2조위안(전년대비 32.4% 증가)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선전에 힘입어 전자뱅킹 수수료 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건설은행은 PB(프라이빗 뱅킹) 보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2013년 기준 1000만위안 이상의 자산을 보유 중인 개인 고객수와 전체 고객들의 금융자산 금액은 전년대비 각각 31%, 36% 증가했다.  지속적인 리테일 확장이 이익 개선에 상당한 이바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독립 자회사 설립 모멘텀
 
건설은행은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도 한 걸음씩 발을 들이며 해외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97억1000만 홍콩달러(약 1조4000억원)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시아 법인을 인수한데 이어 2013년 7억2300만달러를 들여 브라질 방코 인더스트리얼 앤 커머셜 은행의 지분 70%를 손에 넣었다.
 
동시에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세계 각지로 손을 뻗고 있다. 이미 홍콩, 싱가포르, 독일 프랑크푸르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일본 도쿄와 오사카, 미국 뉴욕, 영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세계 각국 주요 도시에 지점과 자회사를 둔 상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사업에도 강한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이에대한 시장의 기대도 상당하다.
 
또한 독립 자회사 설립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관리 부서를 분리시켜 독립적인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에서 경쟁력 있는 부서를 독립시키는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자회사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향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큰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5% 증가한 3175억위안, 순이익 역시 5% 늘어난 2420억위안이다. 최근 몇 년 간 지급수수료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지만 정책 모멘텀에 힘입은 대출 성장과 리테일부문 보강, 해외사업 확장 등으로 인한 균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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