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핵심 키워드는 '차이나 리스크'이다. 중국이 추락하는 수출과 저성장 국면에 빠진 경제를 반등시키기 위해 전격적으로 단행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오히려 중국 경제의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을 키우며 글로벌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흔히 중국 경제는 자전거 경제로 비유되곤 한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최근 중국 경제는 감속모드에 들어섰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에서 시한폭탄으로 돌변한 것이다.
현재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벌여온 투자확대 정책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산업과 금융 등 전 영역이 심각한 부실 상태에 빠졌다. 특히, 증시폭락, 경기둔화, 부동산 거품, 그림자금융 등이 중국 경제가 당면한 주요 현안이다. 이러한 경제 부진에 앞으로 정치 불안까지 더해진다면 추락하는 중국 경제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발 금융위기설이 고개를 드는 이유이다.
문제는 중국 발 혼란이 연내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리게 되면 글로벌 경제는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중국 발 위기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위기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것처럼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중국은 현재 구조조정과 개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감소하고 있는 수출과 성장률 등의 수치부터 볼게 아니라 중국의 체질변화를 봐야 한다.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에서 감속성장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조정과정에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도 통화정책이 시장 친화적으로 바뀌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조정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경제위기는 중국 정부가 통화와 재정정책에서 충분한 탄약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수습할 능력이 충분해 보인다.
아마도 중국경제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차이나 리스크'는 긴 호흡에서 재인식 해야 한다. 중국 경제의 조정과정에서 기업들은 내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정부의 경제정책은 더욱 자본주의 틀에 맞춰지며 중국 정치나 경제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중국이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을 다지며 이번 경제위기를 잘 해소한다면 몇 년 후에는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될 지도 모른다. 향후 글로벌 경제 성장의 열쇠는 문제아로 전락한 중국이 쥐고 있는 셈이다.
김선영 국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