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무주택자 임대에 유주택 입주 방관

도화뉴스테이 19세이상 누구나 청약 허용

입력 : 2015-09-07 오후 5:06:03
국토교통부가 집없는 중산층을 위해 지은 아파트인 뉴스테이 입주를 놓고 무주택자와 유주택자의 경쟁을 묵인했다. 뉴스테이가 무주택 중산층 주거안정이 아닌 건설사 및 투자자 먹거리 지원 정책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4~5일 청약접수를 받은 뉴스테이 1호 인천도화 e편한세상은 2105가구 모집에 1만1258명이 몰리며 평균경쟁률 5.5대1로 마감됐다. 표면적으로 첫 사업은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취지에서 벗어난 허울만 좋은 결과다.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은 중산층의 임차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당시 국토부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임대주택이 재고가 부족하고, 품질도 떨어져 주거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뉴스테이를 마련했다.
 
도입 초기부터 무주택·저소득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조성한 주택도시기금을 중산층용 임대주택 건설에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됐지만, 국토부는 사업을 강행했다. 이밖에 국토부는 뉴스테이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세제감면, 초기임대료 제한 폐지,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 도입 등 택지지원 등 대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국토부는 무주택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도모한다는 대의로 각종 혜택을 제공했지만, 뉴스테이에는 유주택자도 청약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도화 e편한세상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8월28일 현재 만 19세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자라면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여부, 주택소유 여부, 자산보유액 및 소득 등에 관계없다. 유주택자의 뉴스테이 입주를 제한하는 어떤 장치도 없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무주택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짓는다고 하면서 유주택자까지 청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제도가 아닌 건설사와 관련 투자자들을 위한 정책이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면서 "청약순위 도입 등을 검토해 필요한 사람에게 주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을 호도할 수 있는 청약허수도 문제로 지적된다. 도화 e편한세상은 평균경쟁률 5.5대1을 기록했지만 청약제한이 없어 입주를 희망하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청약할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실제 청약률은 5.5대1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거품이 낀 청약률은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천 중개업소 관계자는 "새아파트, 상승률 3% 제한 등 나름 매력이 있어 입주를 원한다면 가족을 동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청약률은 홍보수단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택 중산층을 위해 만든다는 뉴스테이에는 만 19세이상 누구나 청약할 수 있어 유주택자의 입주가 가능하다. 사진/대림산업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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