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내 은행을 출점한 국내 13개 은행들이 해당 학교에 후원금으로 최소 50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대학의 주거래 은행이 되는 것을 대가로 후원금을 주는 등 대학과 은행이 뒷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은 7일 금융감독원으로 제출 받은 '국내 대학교 출점 및 후원 현황' 자료를 공개하고 "국내 13개 은행에서 128개 대학교 출점 시 지원한 후원금액이 2015년 6월 현재까지 총 5036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학 내 은행 출점 개수는 ▲우리은행(27개) ▲신한은행(22개) ▲농협(19개) ▲하나은행 (13개) ▲국민은행(11개) 등의 순으로 많았다. 후원금 및 현물로 지출한 후원금 총액은 ▲우리은행(1176억원) ▲농협(996억원) ▲신한은행(949억원) ▲하나은행 (859억원) ▲대구은행(390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후원금 5036억원은 빙산의 일각으로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은행의 경우 최초 출점 이후 현재까지 후원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대학 내 출점 은행들의 후원금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국내 13개 은행 중 대학교 후원기금 관련 확인 절차가 '있다'고 답한 곳은 대구은행, 전북은행, 농협 3곳으로, 이중 사용수익기부자산(건물)의 경우에는 '집행내역이 존재한다'고 답변하는 등 은행 전반에 후원금 지출 확인 절차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은행이 대학교에 후원하는 발전기금 등 재원은 우리 국민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은행에서 후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규정도 없고 현재까지 확인한 적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금융위원회는 후원금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토록 지도·감독해야 하고 교육부 등과 은행의 대학교 출점 후원금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