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중국이 유연한 통화정책의 고수를 주장하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뒤로 미뤘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중국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지지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유연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분기 회의를 마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현재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경제 회복을 위한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지지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고 이 같은 정책으로 경제 회복 후 거대한 자산 버블이나 은행의 부실자산 증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펭 웬쉥 바클레이즈 캐피탈 홍콩 지점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유연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2분기 중국 경제가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중국 경제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을 보여 최근 10년래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의 외부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견고한 회복세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해 지금까지의 평가를 되풀이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유연한 통화정책이 중국 경제의 '합리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도한 유동성을 회수해야 한다는 이른바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은 중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국의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지난달 "부실 부채의 증가로 중국 은행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했고 중국국가정보원도 이번 달 "경제 성장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중국상해종합지수가 61% 상승하고 신규 대출과 투자 증가, 산업생산 회복에 따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 역시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글렌 맥과이어 소시에테제너럴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연구원은 "중국은 지나치게 유연한 통화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 뒤에 더 큰 위기가 숨어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해 중국의 통화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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