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나라살림이가 올해보다 3%(11조3000억원) 늘어난 386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지출 비중이 급증한 보건·복지·노동, 일자리 관련 예산은 대폭 늘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줄었다. 특히 내년도 복지 예산 규모는 123조원 규모로 사상 처음으로 전체 비중의 31%를 넘어섰다.
하지만 늘어나는 지출 비중에 따라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50조원 이상 늘어난 645조원대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건정성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6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오는 1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국세와 기금을 포함한 총수입은 올해 예산보다 2.4% 증가한 391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세수 전망의 기초가 되는 경상 성장률을 올해 6.1%에서 내년에 4.2%로 낮췄다. 경제 성장률은 3.3%, 물가 상승률은 0.9%로 각각 예상했다.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보다 3% 증가한 386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총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수가 줄어든 지난 2010년(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 예산에 포함된 세출 6조2000억원과 기금계획 변경 3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질 증가율은 5.5%로 높아진다.
내년도 예산안은 청년고용과 복지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가운데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12.8%(1조8000억원) 늘어난 15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정년연장으로 고용절벽이 우려되는 청년일자리 예산은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21% 증액됐다. 예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다.
이를 포함한 보건·복지·노동 관련 예산은 122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2%(7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예산의 31.8%를 차지했다.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실업급여를 평균임금의 60% 확대하는 등 고용안정망 확충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반면에 추경 예산이 투입된 SOC 예산은 올해보다 6%(1조5000억원) 줄어든 23조3000억원으로, 자원개발 등의 문제점이 드러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관련 예산도 2% 감소한 16조1000억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보다 높게 잡으면서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 595조1000억원에서 645조2000억원으로 증가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1%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2016년 예산안'을 확정·발표했다./사진 기획재정부